Bett UK 2025는 2025년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런던 ExCeL 전시장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교육 기술 박람회이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Bett는 전 세계 130개국 이상에서 35,000명 이상의 교육자, 정책 결정자, 에듀테크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교육 기술 동향을 탐색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공유하며, 글로벌 교육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자리이다.
Bett 2025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맞춤형 학습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으며, 400명 이상의 세계적인 연사들이 참여하여 교육과 기술의 주요 주제에 대해 영감을 주고, 참여를 유도하며, 교육 세션을 제공하였다. 단순 부스 체험뿐만 아니라, 사전 예약하면 TableTalks'와 'Tech User Labs'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심도 있는 토론과 실습 워크숍에 참여하여 실제적인 기술 활용법을 배우고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나는 이번에 전북교육청 장학사 및 연구사님, 선생님들과 함께 국외연수로 뱃쇼에 방문하게 되었다. 이전에 다양한 국내 에듀테크나 교육박람회를 다닌 적이 있지만,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bett show 내부는 다양한 주제로 부스가 나뉘어져 있는데, 나는 그 중 첫 날에는 'teaching & learning tech' 섹션을, 둘째 날에는 'equipment & hardware' 섹션을 둘러봤다.
수업자료를 제작할 때나, 온라인 협업활동을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캔바. 뒤에 나올 패들렛과 더불어 국내 교사들이 가장 사랑하는 에듀테크답게 많은 한국 방문객이 있었다. 기존 디자인 템플릿의 기능을 넘어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는 생성형ai 연계 기능을 강조하고 있었다.
디자인 템플릿으로만 봤을 때는 국내에서는 미리캔버스와 투닝, 망고보드 등이 많이 사용되지만 캔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협업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캔바는 구글 계정 등으로 로그인하면 링크를 통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여 작업할 수 있다. 조별 활동이나 공동 작업에 탁월하다.
캔바의 ai기능들은 사용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어설픈 점이 많았다. 정교하지 않고 다양한 기능들이 있지만 각자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캔바는 기본적으로 영어권 서비스이기 때문에 한국어만으로는 완벽하게 활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빠르게 기능들이 개선되고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만하다.
역시 아주 커다란 부스가 눈에 띈 구글. 한 쪽에서는 google for education에서 구글클래스룸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다양한 크롬북을 전시하고, 또 구글의 생성형ai인 'Gemini(제미나이)'를 체험할 수 있었다. 테크에서 생태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 점에서 세계 에듀테크 시장에서 가장 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선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크롬북-구글 계정-웹 기반 또는 안드로이드 기반 에듀테크' 으로 짱짱하게 굴러가는 구글리한 교실은 수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다양한 ms 기반의 교실 환경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코파일럿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세팅한 것이었다. chatGPT, Gemini, Copilot처럼 각 대형 기업들이 생성형ai를 앞세우고 있는데 사실 실사용자, 그것도 교사 입장에서는 그것들을 구별하고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냥 가까이 있는 것, 계정이 있는 것을 사용하기 마련이고 그 결과로 대부분의 경우에서 챗지피티를 사용한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서도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는데, 홍보 자료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아래의 내용이다.
코파일럿에 '독도'에 대해 묻자 별도의 언급 없이 'the small islet in the Sea of Japan'이라고 답한다. 같은 내용을 하이퍼클로바x에 물으면 분쟁지역이며 대한민국 영토라고 답한다. 단순히 국내 정서에 더 맞고, 한국 교육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묘한 기시감이 든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포털에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분석하여 가장 알맞다고 판단하는 것을 선택하여 사용했지만 ai시대인 지금은 다르다. 생성형ai가 알아서 비교분석, 판단을 마쳐 답을 완결된 형태로 내놓고 사람은 질문에 대한 답만 취한다. 분명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한 정보임에도 ai 알고리즘에 의거하여 쉽게 답을 내놓은 생성형ai 시대에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많은 고민이 피어 오른다.
한국 선생님들이 사랑하는 패들렛은 한국 직원분도 계셔서 체험을 도와줬다. 역시 다양한 ai기능들과 함께 최근에 추가된 화이트보드 기능인 '샌드 박스'를 홍보하고 있었다. 직접 수업에 사용한 샌드박스 기능은 생각보다 유용했다. 일단 기존에 학급에서 패들렛을 잘 사용하고 있다면 별도 계정 없이 그대로 협업으로 넘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패들렛은 게시글을 정해진 형태로 정렬하는 성격이 강한데, 자유로운 화이트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샌드박스와 함께 사용하면 단점 없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패들렛 부스에서 얻은 가장 큰 뉴스는 바로 '첨부파일 전체 다운로드' 기능이 2주 전 업데이트 되었다는 것! 학급에서 학생작품을 전시 및 저장하기 위해 드라이브 형태로 주로 사용하던 나이기에 이 소식이 정말 기뻤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부스들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었다.
일행 S선생님이 학급에서 활용한다고 소개해 주신 코드몽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함께 블록 코딩부터 텍스트 코딩, 파이선까지 익힐 수 있다. 중학년도 충분히 파이선을 익힐 수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나는 과거에 파이썬 독학하다 포기했었다... 코드몽키로 공부할걸..)
교육에 특화된 생성형AI로 영상 소스로 수업 자료를 제작한다거나, 학습된 교육과정으로 각 국가, 학년 등에 맞는 수업 설계를 해주는 BRISK TEACHING, 관심이 가서 이것저것 많이 질문했다. 영어권이라면 정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학생들에게 문제를 한 번에 제시하고 풀이와 답변을 받아볼 수 있는 MAGMA MATHS. 비슷한 수학 코스웨어나 에듀테크들이 국내에도 많이 있어서 비교할 수 있어 좋았다.
2030년의 미래교육 코너에는 국내 기업인 'PENCIL SPACE'가 크게 자리하고 있어서 놀랐다. 한국인 담당자분이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팀보드와 수업관리를 합친 시스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화이트보드 협업 서비스들이 많이 있는데(피그잼, 과거의 잼보드, 패들렛의 샌드박스, 웨일 팀보드 등) 수업 환경에서 필요한 잠금이나 입력 중지 등의 기능들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유용해 보였다.
메타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래서 가까이 가니 라이방이랑 협업했다고 해서 더 놀라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레이밴 스마트 안경이 메타AI를 탑재했다고 한다. AR알못인 나에게는 그저 라이방과 페북..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있었지만 예약이 마감되어 당장 체험은 어려웠다.
하드웨어에서는 주로 코딩과 관련된 교구를 둘러봤다. 나는 코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전문가인 G선생님과 H선생님과 동행한 덕에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제는 사라진 줄 알았던 OZOBOT(오조봇)이 워치페이스를 탑재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다는 소식도 알게 되었다. 우리학교에도 먼지쌓인 오조봇이 가득인데.. 이번 기회에 한번 꺼내봐야겠다. 새로운 오조봇은 3월 중 출시된다고 한다. 상단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각 기기에서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국내 기업 FLATCO(플랫코)에서도 학습용 코딩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교구들을 보여줬다. 기존의 코딩 프로그램들과는 다르게 교사가 여러 학습자의 코드를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실제 교실 환경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한 것 같았다. 로봇에 별도로 장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올려서 다양하게 작동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번 BETT SHOW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 후보에 선정되었다던데, 국내 기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또다른 한국 기업에서 READ for school(리드포스쿨)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이트래킹, 시선추적기능을 기반으로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비슷한 타 프로그램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교사가 지문을 직접 입력하여 문항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h선생님 말씀대로 교과서 지문을 활용하면 교과평가에도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슷한 타 서비스를 작년에 학급에서 활용해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비교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한국 기업 artygen space에서는 아무 그림책이나 카메라에 비추면 읽어주는 서비스를 보여줫는데, 재미있는 점은 다양한 언어로 읽어준다는 점이었다. 한국 그림책을 영어 음성으로 듣거나, 영어 그림책을 한국 음성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나 미취학아동이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습득하기에 유용할 것 같다.
--------------
bett uk 2025 관람을 마치고 선생님들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략적으로 정리하자면
1. 대형 에듀테크 서비스들이 생성형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 모양새가 다 비슷해졌다.
2. 1에 따라 이제는 필요한 에듀테크를 그때그때 선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생태계나 계정에 기반해서 한두가지만 사용하게 될 것
3. 그로 인해 안타깝지만 많은 중소형 에듀테크 서비스들이 사라지게 될 것
4.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들은 따라가기 벅차게 발전하고 있는데, 공공 서비스는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5. ai디지털교과서 이슈와 관련하여 개별 교사들에게 더 큰 에듀테크 리터러시와 선별 능력이 요구됨.(부담)
부스에서 배운 것들도 많았지만, 함께한 전북 선생님들의 해박한 지식과 풍성한 토론에서 더 많이 배웠다. 바다건너 날아간 곳에서 에듀테크를 접하니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성장하는 교사가 되자잣!
'연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격연수] 그대로 따라하는 피그잼 교실혁명 (0) | 2025.02.23 |
---|---|
[원격연수] 투닝과 함께하는 디지털 융합교육 끝판왕! (0) | 2025.02.23 |
[2025 UK] 전북교육청 2024 글로벌 역량강화 연수 성과보고회 (0) | 2025.02.18 |
[2025 UK] Mutlu Cukurova 교수 특강 (0) | 2025.02.18 |
[2025 UK] 영국 현지 교사 수업 나눔 포럼 (1) | 2025.02.18 |